하워드 제이컵슨이 다시 쓰는 『베니스의 상인』,
유대인, 아버지, 자비로운 인간이란 무슨 의미인지를 익살맞게 보여 주는
현대적인 도플갱어 『샤일록은 내 이름』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셰익스피어 시리즈
2016년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그의 희곡들을 현대 소설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두 번째 주자는 『영국 남자의 문제The Finkler Question』(2010)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하워드 제이컵슨이다.
악독한(?) 유대인에게 큰 빚을 진 16세기의 한 베네치아 상인에 관한 이야기, 한국에서는 『베니스 상인―일명 인육人肉 재판』(1924)이라는 제목으로 초역되기도 했던 『베니스의 상인』은 대단히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하나이다. 유대인이 등장하는 블랙코미디에 있어 모두가 인정하는 거장 제이컵슨은 이 희곡을 21세기 잉글랜드 첼시의 호화로운 ‘골든트라이앵글’로 이전시켰다. 하지만 소설은 간단한 개작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그는 원작에서 고리대금업자이자 악인의 대명사로 표현되며 오히려 이 때문에 역으로 반유대주의를 대변하는 인물이 된 최고의 적대자 샤일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샤일록은 악인인가 희생자인가’는 셰익스피어 수업에서 단골로 출제되는 시험문제이자 셰익스피어 전공자에게는 영원한 화두이며, 제이컵슨은 “샤일록에 대해서 논쟁하는 것은 현대의 관심사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