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과 육식』은 인간이 언제부터 육식을 마다하면서 동물을 식구로 대접하기 시작했는지에 의문을 가지며 인간/동물의 경계 분리를 역사적으로 고찰해보고 있는 책이다.
불리엣은 인간의 역사를 전기사육시대(predomesticity), 사육시대(domesticity), 후기사육시대 (postdomesticity)로 구분한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전기사육시대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 동물에 대한 상징이 넘쳐나던 시기로 소가 신성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육시대에 들어서면서 소는 쟁기질에 필요한 도구가 되었으며 인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동물은 철저히 대상화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후기사육시대로 넘어오면서 사육동물이 사라지고 더이상 생명을 가진 존재가 아닌 인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맥도날드 베이컨과 같은 상품으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리처드 불리엣은 단순한 차원의 채식주의를 넘어서 개가 식구가 되어버린 현재, 동물의 권리와 동물의 고통에 민감한 ‘윤리적 불안’이야말로 후기사육시대의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현실 분석을 토대로 동물과 접촉하면서 살았던 세대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미래에는 인간/동물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생각해보도록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