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화자는 저녁놀 짙게 깔리는 바닷가에 서 있다. 밤새 하늘문이 순백의 꽃잎을 흩날리고 있다. 그때 잔물지는 푸른 절개는 동백꽃 위에 내려앉는다. 그런데도 아직 소식이 없다. 사랑하는 이의 소식은 아직도 끊겨 있다.
포구에 갇힌 배 한 척은 오지 않는 그리운 뭍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다 잠들고 깃대만 빼꼼히 기다리다가, 그나마 잠들어 버린 바닷가, 고요가 짙게 깔리고 있다. 간혹 파도 끝에서 갈매기들이 물낯 가르며 갸륵갸륵 소리를 내지른다. 또 다시 하루가 길다. 허무 가득한 하루 끝, 저녁놀 은빛 가슴에 담아 바람결에 실어 보내고 있는 시적 화자의 가슴은 쓸쓸하기만 하다. 겨울 바닷가의 정경이 그대로 독자의 가슴에 스며들고, 그 안에서 갈매기 소리만 갸륵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