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답사를 소재로 한 책들 중 이 책이 눈에 띠는 것은 ‘건축과 엄마와 함께’라는 타이틀 때문일 것이다. 역사와 건축, 지리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해 ‘답사’라는 의미가 자칫 무거워지는 전문서도 아니면서 올레길이나 둘레길 걷듯 한없이 가벼운 여행서도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 편하게 걷되 걷는 것 이상의 힐링과 감동을 원하고, 한나절 투자해서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의 바람에 꼭 맞춘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서울 옛길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옛길은 현재의 길에 중첩되어 있기에 바쁜 걸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 책의 저자가 안내하는 대로 느긋한 마음과 한 템포 늦춘 속도로 걸으면 서울에 숨겨져 있는, 그리고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과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부암동, 서촌, 북촌, 정동과 덕수궁, 성북동, 낙산성곽길 등 아이들과 걷기 좋은 답사 코스와 지도를 수록해 답사용 안내서로 활용할 수 있는 한편, 서울이라는 도시에 숨겨진 역사와 건축 코드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