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이미,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 재학시절을 애틋하게 그린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다독가로서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단한 책』 등으로 잘 알려진 러,일 동시통역사 요네하라 마리의 장편소설 . 요네하라 마리의 자전적 경험을 소재 삼아, 스탈린시대를 무대로 가혹한 삶을 산 무용천재 올가의 인생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구성한 추리소설이다.
1960년대 초,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를 다녔던 히로세 시마는 무용교사 올가 모리소브나에게 매료된다. 재학 시절 어느 날, 올가 앞에, 살집이 좋은 커다란 남자가 스쳐지나가다가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시마와 그녀의 어린 친구들은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나이를 알 수 없는 발레교사 올가 모리소브나의 정체는 무엇이었던 걸까. 소비에트 학교를 졸업한 30여 년 뒤, 러?일 동시통역사가 된 시마는 마침내 모스크바로 날아가 올가의 반생애를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이 책은 스탈린 치하에서 숙청, 가족과의 생이별, 혹독한 추위, 굶주림 등 무자비한 시대적 폭력에 시달렸던 자들에 대한 애정과, 지배 권력에 대한 분노를 생생히 그린 작품이다. 히로세 시마가 볼쇼이 극장, 볼쇼이 발레 학교 등이 위치한 모스크바 거리를 헤매며, 소녀시절 동경했던 한 인물의 과거를 성인이 되어 풀어나가는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곤핍한 삶 가운데에서도 서로를 다독이는 끈질긴 생명력과 인간의 존엄함을 이어가는 인물들이 인상적이다.
이 소설은 2003년 제13회 을 수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