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해서 남편과 데이트를 할 때면 주말을 기다려 가까운 산이나 유적지, 바닷가 등을 갔었다. 결혼초 3년을 여행만 했기에 결혼4년차에 첫째딸을 낳았다. 백일이 지난 아이를 데리고 또 여행을 다녔었고 둘째를 낳고도 마찬가지였다. 이젠 초등 6학년, 4학년의 두 딸은 엄마만큼 컸고 난 남편을 따라 대구에서 가까운 경주, 포항, 김천, 예천, 구미, 왜관, 영주, 안동, 함양, 고령, 상주 등을 따라 다녔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책을 보면서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졌다. 그래서 올해 갔던 곳과 작년에 갔던 곳을 소개하면서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여러곳을 추천하고 싶다. 책 속의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함께 걸어서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책으로 냈다. 서울 / 수도권지역을 소개하면서 걷기여행을 하면서 느낀 느낌이나 그 주의의 풍경과 어울리는 글들로 나도 그곳에 가면 그런 느낌을 받을 것만 같았다. 나도 얼마 전 서울을 다녀왔다. 창경궁에도 들렸고 서울국립박물관과 국립서울과학관도 들렸다. 서울대학병원에 들렸다가 길건너 마로니에 공원도 둘러보았다. 걸어서 마로니에 공원에서 혜화로타리로 가서 창경궁쪽으로 좌회전을 해서 길을 걸어가면서 옷가게에 들렸다가 다시 창경궁으로 향했다.

창경궁에 가기전에 서울과학관에 들렸다. 창경궁은 과학관에서 나와서 뒤 후문으로 들어갔다. 춘당지에 가장먼저 도착했다. 통명전과 양화당 앞 뜰 너머 맞은편으로 커다란 향나무와 여러 나무들이 있다. 그중 아주 큰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다. 향나무는 부분염색을 한 머리결처럼 두가지색상으로 약간 꼬이듯 올라가며 큰 모습이 아름다웠다. 창경궁의 첫 문인 홍화문을 빠져나오면서 조금은 아쉬웠다. 언제 비가 내리면 덕수궁이나 창경궁의 돌담길을 한번 걸어보리라 생각했다.

내가 사는 곳은 대구이다. 대구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달성공원이다. 대구토박이라 어려서는 달성공원까지 걸어서 갔었다. 입구를 지키던 아주 큰 거인아저씨가 가끔 생각난다. 달성공원내에는 산책로가 많이 있다. 몇 년 전부터 무료개방을 해두고 있어서 어린이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도 자주 찾는 곳이다. 동물원이 함께 있어서 입구의 사슴부터 공작새를 시작으로 코끼리를 보는 곳까지 여러 동물을 볼 수 있다. 가끔씩 열리는 풍물놀이와 야외공연도 볼 수 있다.

뚱보가 된 40대의 아줌마인 나는 운동을 게을리하면 다시 지금처럼 뚱보가 된다. 대구 신천둔치를 걸어 칠성교에서 희망교까지 왕복 8Km 정도의 길을 아침이면 아이들 등교길에 빠른 걸음 걷기로 다녀온다. 지금 몇 달을 운동을 하지 못해서 몸이 근질거리지만 위 사진은 휴대폰의 폰카로 찍은 강가의 도로 아래 벽을 타고 자라는 [담쟁이 덩굴]의 모습이다. 집에서 출발해서 칠성교에서 희망교를 다녀와서 집에 오면 1시간 반이 소요된다. 처음에는 2시간도 더 걸렸던 시간이다. 다시 걷기를 시작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여름이면 풀이 무성하지만 방학중이나 주말이면 아이들과 가장 자주 가는 곳은 어린이회관이다. 이곳에는 꾀꼬리극장과 문화관이 있고 위 사진처럼 인조잔디광장이 두곳 있다. 후문에 가까이 있는 인조잔디광장은 조금 작은편이고 아래 놀이터와 함께 있는 곳은 넓은공간으로 아이들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때론 축구도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걸어서 아래 분수대까지 장미터널을 걸어도 되고 대구국립박물관쪽으로 산길을 걸어 선인장온실도 구경하고 범어공원을 지나 대구국립박물관까지 가도 된다. 대구국립박물관에는 넓은 산책로롸 숲이 있는 데 이곳에는 나무나 풀의 이름표가 있어서 풀이름을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된다. 산책을 할 때는 물한통과 태양을 가려줄 모자만 있으면 된다.

대구에서 가장 가까운 멋진 유적지는 경주에 가면 있다. 경주에 도착하면 초여름에는 안압지의 연꽃을 구경할 수 있고 바로 위 사진의 보문단지에서 보트를 타고 자전거여행도 하면서 산에서 뿌려주는 파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해질 때의 보문단지' 위의 사진은 포항보경사로 올라가는 길이다. 내연폭포까지의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길은 그늘이 많고 가파르지 않아서 아이들도 걷기에 더없이 좋은곳이라 추천하고 싶다. 내연폭포아래에서 물놀이도 하고 다시 보경사 아래 입구의 식당까지 내려와서는 아이들에겐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어른들은 시원한 동동주에 파전을 먹는다. 난 술은 전혀 못먹지만 산 아래 식당에서 먹는 파전은 정말 좋아한다.

영덕, 포항방면으로 끝자락의 경주 위덕대학교에 들렸다. 분수대가 있는 연못에는 둥근 돌로 가득하고 휴식처와 산책로를 걸어다니면 몇 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린다. 지은지 몇 년 되지 않은 곳이라 잘 꾸며져 있었고 위덕관을 지나 공덕관으로 가는 길도 조심조심 걷고 싶은 잔디밭 사이길도 돌을 깔아두어 운치가 있다. 위덕스포츠센터가 보이는 건너 언덕위에는 졸업생들이 식수한 나무들이 심겨져있고 위덕관 옆의 언덕위로 오르는 계단은 꼭 연인과 혹은 친구와 걸어야할 것만 같았다. 대구의 경북대학교도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있어서 자주 들린다. 큰 대학교 내의 교정을 거닐 때는 멋진 분수대나 나무그늘도 있지만 '사람반 차반'의 많은 차량들이 주차장으로 줄지어 향하는 모습은 사색을 하며 걷기엔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곶감으로 유명한 상주에 들렸다. 상주의 삼백을 지나면서 넓은 논에 모내가가 끝난 것을 보고 다시 영주로 향했고 위 사진은 영주시민운동장 입구의 인공폭포가 있는 공원이다. 공원이나 산에서는 개망초꽃과 지칭개, 애기똥풀 꽃들도 구경하고 이름도 모르는 곤충들도 구경한다. 함께 간 남편을 기다리면서 풀들이 다리를 스치며 붙잡을 때면 또 잠시 쉬어 도종환님처럼 시인이 되어본다. 2년전 대구에서 큰딸과 함께 학교 대표로 시화대회에 갔을 때, 도종환님은 강의시간에 자신의 시(詩) '흔들리며 피는 꽃'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얘기해주셨다. 나도 산길을 걸으며 이름모를 꽃들을 보면서 시를 지어보고 혼자 웃곤한다. 시인들의 감정들이 무한함이 부럽다.

구미에 들리면 원평동사무소 옆 기사식당에서 가끔 식사를 한다. 그리고 구미에서 가까운 김천으로 향한다. 김천으로 들어서면 송천소공원이 왼쪽에 나타난다. 도로 맞은편에는 인삼밭이 넓게 있다. 이곳에 차를 주차해두고 남편은 잠시 눈을 붙인다. 이때는 내가 걸으며 숲속에 빠지는 시간이다. 도로가까이의 나무들은 줄지어 서 있고 공원안에는 긴 의자들이 있고 나무아래 풀속에는 토끼풀도 보인다. 결혼을 하기전 남편은 영남대학교의 친구 결혼식에 함께 갔다가 학교 교정내의 잔디밭 속에서 토끼풀을 발견하고 꽃 두 송이를 줄기와 같이 뜯어서 나에게 반지를 만들어줬었다. 그리고 네잎클로버도 발견해주었다. 난 지금도 토끼풀만 보면 추억에 잠긴다.

경남 거창으로 향했다. 사과로 유명한 거창에는 사과밭이 많이 있다. 사과밭들과 인사를 하여 도착한 곳은 거열산성을 향하는 거열산 입구이다. 약수터 앞 신성교 입구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어색한 웃음을 보며 나도 따라 웃었다. 약수터에서 강가 길에는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많은 사람들은 내가 아침으로 운동하듯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인공폭포와 물레방아를 지나 거열산성까지 걸어갔다가 내려오면 그냥 하루 꼬박 머물러 그냥 있고 싶어진다. 대구로 오는 길의 옥포방향 거창휴게소에서 가조생수를 먹어보면 가슴이 확 터인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주말에 여행을 떠날 때는 시댁에 아이들을 두고 남편과 둘이서만 간다. 함양의 안의에 들어서면 시장터 어둑한 건물에 TV에도 나온 유명한 할매순대집이 있다. 몇 년이 지나 찾아가니 건물은 신식건물로 깨끗했으나 순대맛은 여전히 똑 같았다. 건물 입구에는 조경이 잘 꾸며져 있고 꽃들도 만발했다.

함양 안의의 한 마을 입구 강가이다. 강가 옆의 밭이나 논두렁이로 콩을 심어둔 곳이 많다. 호박줄기도 작고 둥근 호박들을 달고 길가에 있고 강물도 깨끗해서 잠시 발을 담그고 싶었다. 강가에는 큰 나무들이 적었다. 한 그루씩 뛰엄뛰엄 있었고 그래서 논길은 빠른걸음으로 걷게된다. 뜨거운 해는 동화책속의 이야기처럼 나의 옷을 모두 벗기려든다. 얼른 나무로 향해 걸어갔다. 집들이 나타나는 길 어귀에 들어서면 집 대문앞에는 봉숭화를 심어둔 곳이 많이 있다. 딸 둘과 함께 올해는 봉숭화로 손톱에 물을 들여봐야겟다.

약 1,100여년 전 만들어진 함양 상림을 들어섰다. 가로 입구에는 도라지꽃을 심어두어 보라색, 하얀색의 도라지꽃이 발아래로 향하며 인사한다. 공원안에는 디딜방아와 연자방아도 만들어두어 학습공간도 되고 있다.

합천 가야산의 나무를 가져다가 만든 상림 숲이라 나무들이 더 웅장해보이고 반갑기까지하다. 지금도 한창 정비를 하고 있는데 산책을 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고 '머루터널', '으름터널' 등의 가까이 심어진 나무이름을 딴 터널 안을 거닐어보아도 뒷짐만 지으면 왕(王)이 된 것 같다. 오늘 나는 '황진이'가 되어보련다. 누구도 부럽지 않다.

상림의 입구 도로는 붉은색의 우레탄이 깔아져 있다. 우레탄 도로를 지나 상림 숲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홍련지 속의 연꽃들의 모습이다. 연꽃은 아직 만발하진 않았지만 좀 지나면 경주 안압지의 연꽃들 처럼 만발할 때는 환상적일 듯 하다.

상림 숲을 들어서면 못으로 가기전에 사랑나무를 만난다.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합쳐져 하나가 된 연리목(連理木)인 사랑나무는 성스로운 나무로 보호하고 있다. 걸으면서 만나는 나무들이 모두 반갑다. 부채하나 들고 긴 의자에 잠시잠시 쉬어가면서 나무들과 내 몸과 어울려보려고 부지런히 걸어본다. 내 몸 가득 푸른빛이 들어오는 듯하다.

함양의 백전 면사무소 건너 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권석도 의병장 흉상이 있는 공원이 면사무소 옆에 있다. 돌계단을 올라 공원을 한참 걸었다. 뒷 도로로 내려와 다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큰 바위돌이 많은 강에는 작은 폭포들이 만들어져 있고 사진을 찍기도 전에 다람쥐 한마리가 나를 보고는 달아나 버렸다. 물레방아도 만들어져있고 화장실도 있고 산위로 올라가서 지나는 길을 나무들을 이용해서 만들어져있다. 둥근 무지개다리는 입구를 막아두었다. 아마 공원이 만들어지면 오픈할 듯 하다. 다음에 다시 오면 물레방아가 돌고 있을 것 같다.

작년 가을에는 양산통도사에 갔다. 낙엽이 가득한 길을 걸으면서 발 등으로 낙엽을 공 차듯 차며 위로 들어보기도 하고 아이들은 커다란 나무를 안아보며 즐거워한다. 5 년전의 겨울에 기관지천식과 알레르기천식으로 고생하던 나는 갑작스런 천식발작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고 거기에서는 "오늘이 고비입니다. 지켜봅시다."하는 청천벽력같은 소릴 듣고 구사일생하였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합천해인사에 갔고 주차장에서 해인사로 가는 산길과 도로를 걸으면서 가슴이 확 트이는 공기를 먹으면서 "너무 좋은 공기예요. 난 약을 안먹어도 되겠어요." 했다. 거리에 휴지통이 없었다. 하지만 쓰레기도 없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을 없애기위해 해인사 주변에는 휴지통을 없앴다고 하다. 자신의 쓰레기는 자신이 가져와야했다. 포항보경사의 산길도 평지로 걸어가기에 좋고 이곳 양산통도사로 향하는 산길도 평지로 천천히 걸으며 녹음 속에서 마음껏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밀양표충사로 가는 길도 추천할 만하다. 표충사 근처 얼음골을 향하는 산길에는 한사람이 지날 수 있는 좁은 길이지만 산속에서 비집고 나오는 얼을바람이 허리를 시원하게 식혀준다. 주왕산 국립공원을 가기 전 산 허리를 도는 도로에는 한참을 걸어서 가도 좋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옛 조상들의 생활 상을 볼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볼 수 있고 쌀창고와 김치저장고, 우물도 볼 수 있다. 계곡물을 보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오대산의 월정사'가 그곳이다. 월정사 아래 계곡은 새벽 동이 틀 무렵에 보았다. 멋진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그곳이 그립다. 대구에서 가까운 비슬산의 유가사에도 들려보라. 난 그곳에 봄에 시댁식구들과 우리식구 모두 도시락을 싸들고 갔다가 분홍색 가득한 봄꽃에 감격하여 눈물이 났다. 비슬산의 참꽃(진달래) 군락지는 유명하여 매년 4월 하순경 에 비슬산참꽃축제가 달성군청 주최로 개최된다. 또 대구에 있는 팔공산에는 갓바위까지 돌계단을 오르면 나처럼 초보자는 등에는 땀이 가득고인다. 갓바위에 올라 반대편 등산로로 은해사쪽으로 내려와도 좋다. 갓바위를 올랐다가 내려와서 입구 식당에는 도토리묵과 촌두부 그리고 동동주와 칼국수가 기다리고 있다. 며칠전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말자 남편과 둘이서 버스를 타고 갓바위로 갔다. 계획없이 그렇게 가는 여행도 즐거웠다. 촌두부를 먹고 비지를 얻어왔다. 시어머님 드릴 호박엿도 함께 사들고왔다. 팔공산의 동화사 절내도 넓어서 걸으며 볼 것이 많고 파계사 쪽으로 긴 도로를 걸을 때는 친구와 함께 하라. 파계사로 향하는 도로는 혼자 걸으면 이상하게 처량한 느낌이 들었다.

장마가 시작되어 아침으로 걷기운동을 해야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책을 며칠을 두고 오랫동안 읽었다. 책속의 장소를 보면서 또 사진들을 보면서 멀리 있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부러졌다. 책 뒤에는 [걷기 전에 알아두세요] 코너로 '걷기 좋은 옷차림', '도움 되는 준비물','좋은 걷기 습관 들이기'라는 소제목으로 설명이 있다. 달리기보다 걷는 운동이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비가 내리면 숨쉬기가 좋다. 그런 나에게 "비가 올 때 꼭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세요." 하고 쪽지를 보내왔다. 비가 올 때, 서울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