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여자고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일하는 송창섭 시인이 그의 첫 시집 『새는 수행을 한다』를 작은숲에서 출간했다. 1992년에 도종환 시인 등과 함께 지은 『대통령 얼굴이 또 바뀌면』 이후 개인시집으로는 첫 시집이다.
그의 오랜 지인인 송언(동화작가)은 발문에서 그를 “세월의 모진 풍파에도 끈덕지게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오랜 투병 생활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 텁텁하고 소탈한 마음씨를 가진 그에 대한 찬사이다. 또한 “병마를 이겨내기 위해 생의 끝자락까지 떠밀려갔다가 되돌아 온 경험”이 “삶과 죽음, 밝음과 어둠이 수시로 교차”하는 시를 만들어 냈을 거라고 추측한다. 생각이 깊지 않은 시인이 없겠지만은 그의 투병 경험 때문에 더 깊은 사색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1부 잠자리의 생, 2부 장작, 3부 봄, 4부 어머니 등 총 4부로 나뉜 이 시집에는 삶과 죽음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터득한 깊은 사색의 세계, 바람에 제 몸을 뒤척이는 잎사귀 하나에서 번득이는 영혼을 붙잡아 내는 마음으로 한 세상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식, 남보다 더 집요한 데가 있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이 40여 편의 시로 녹아 있다. 특히 4부에서 다룬 ‘어머니’와 관한 시편 들에서 “암담하고 차가운 비인간적인 세상사를 건너면서 문득문득 어머니를 불러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현실에 대한 한탄”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평에서 따뜻한 위안이자 아늑함의 정서를 뛰어넘는 가슴 찡함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