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삶의 정박지를 찾아
경계를 횡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의 작가상’ 수상 작가 윤순례 신작 소설집 출간
위로와 공감의 언어로 생의 긍정성을 견지하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와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윤순례의 신작 소설집 《공중 그늘 집》이 출간되었다. 한국 사회에 안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이방인들의 삶을 다룬 장편 《낙타의 뿔》에서 조선족 여자, 사기꾼, 실의에 찬 주인공이 이루어내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소설집 《공중 그늘 집》에서 더욱 넓고 깊어진 품으로 주변부 인생들의 삶을 보듬는다.
2012년 아르코문학상 수상작 [사바아사나], 이란 해외레지던스 선정작가로 파견되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번역, 소개된 [공중 그늘 집] [북화의 백한 번째 생일을 위하여] 등 발표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일곱 편의 작품들은 새로운 정박지를 찾아 국경을 넘은 이들의 삶을 다룬 점에서 연작소설로도 읽힌다.
수록된 일곱 편의 소설에는 억센 현실에 어떻게든 발붙이려는 이주노동자의 애환이 있고, 몇 년째 캄보디아에서 아버지의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이의 애탄 부름과 한 가족의 위태로운 일상이 있다. 티브이 프로그램에 출연 신청한 방글라데시 며느리와 난생처음 가본 이국에서 이방인이 된 시어머니의 독백이 있고, 무국적자로 전락한 조선족 여자의 지난한 삶의 그늘이 있다. 몸은 현실에 오롯이 붙박여 있으나 내면은 황폐한 이들이 생을 흔드는 바람의 줄기를 잡고자 애쓰는 심사가 또한 그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공중 그늘 집》은 다양한 이유로 낯선 땅, 새로운 환경에 처한 이들의 ‘디아스포라’적 삶의 풍경을 곡진한 문체로 그리고 있다. 하루하루 간신히 살아가는 인간들이 섞이고 겉돌며 서로를 끌어안으려 애쓰며 살아내는 오늘 또 하루가 가슴 저릿한 감동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