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첫 소설 『뱀에게 피어싱』으로 일본 문단의 최고 권위라 불리는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가네하라 히토미의 신작 장편소설. 마른 몸매에 화려한 외모를 지녔으며 글 쓰는 일만으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젊은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주로 그녀는 동세대의 여성 화자를 일인칭으로 인간 심리의 이면을 세부까지 치밀하게 파고드는 탁월한 묘사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 역시 전작들에 비해 한층 심화된 묘사와 생생한 표현력으로 출간 당시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젊고 능력있는 여성 작가 주인공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 이외의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거식증 환자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그녀는 컴퓨터에 수상쩍은 제목의 문서파일이 저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 그것이 자신이 정신 착란상태에 빠져 있을 때 남긴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 안에 있는 또다른 존재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이 가져다주는 공포와 쾌감, 주인공은 자신을 둘러싼 좁은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분열’과 보이지 않는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데..
표제이기도 한 '아미빅'은 아크로바틱한 자기중심주의가 뇌를 침식해 일어나는 상상력의 붕괴를 의미한다. 주인공의 설정과 환경은 작가의 실제 모습과 여러 면에서 겹쳐지는데, 실제로 이 소설은 가네하라 히토미 자신이 컴퓨터에 남긴 의문의 문서파일에서 착안해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녀만의 독특한 소설 쓰기가 계속되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