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32편 가운데 대표적인 7편만을 발췌, 번역한 것이다. 순자는 성악설로 유명한데, 그의 사상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일뿐 아니라 합리적인 자연관을 반영한 것이다. 인간이 하늘로부터 선함을 부여받았다고 한 맹자가 하늘에 도덕적인 힘을 부여했다면, 순자는 하늘은 단순한 자연이라고 보았다. 상업과 기술의 발달로 계급 간의 이동이 잦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도덕관이 급변하던 당시 그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상, 실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그는 초자연적 현상을 부정하면서도 기우제와 같은 미신적인 의식이 대중의 두려움을 해소해주는 출구가 되어주는 한 유익하다고 본 유연한 현실주의자이기도 했다. 혼란했던 당대 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자 했던 순자의 거대한 기획과 합리적 사유, 세련된 정치, 문화적 감각 등은 오늘날 지식인이 지표로 삼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