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확신했었다.
저 여잔 확실히 내 취향이 아냐.
그러나 사랑은 냉철한 이성이 아니라 순간적인 감정이다.
그 여잔 그를 이성적이게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깁스를 한 손을 제외한 나머지 한쪽 손만으로
자락이 삐져나온 블라우스를 치마 속으로 집어넣는 건
은근 힘든 작업이었다.
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여자에게
진심으로 의견을 말했다.
“도와줄까요?”
고개를 숙인 채 집중하고 있던 여자가 얼굴을 홱 돌렸다.
“어떻게요?”
“내가 넣어 줄게요, 블라우스.”
“진심이에요?”
“이런 게 농담거리가 됩니까?”
“죽을래요?”
그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런 말을 하는 여자가 사랑스럽게 느껴질 거라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