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이 지난 100년 동안 실제 생활에서 문화적으로 무엇에 관심이 있었고 무엇을 향유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책이다. 평범한 보통의 러시아인들이 혁명과 전쟁, 억압과 테러, 자본주의 국가와의 긴장이라는 고단한 일상을 자신들의 하급 문화로 어떻게 위로받으면서 이겨내고 있는지를 밝혀주고 있다.
소련의 러시아인들이 정권이 체제 유지를 위해 위로부터 강제한 이데올로기에 물든 “고급 문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서와 취향에 맞는 “하급 문화”를 즐겼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러시아인들은 러시아 하면 떠올리는 고전음악, 순문학, 정통 연극, 발레, 실험 영화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처럼 대중 가요, 재즈, 록, 길거리 싸구려 소설, 서커스,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경연극, 디스코, 지르박, 부기우기, 로맨스 영화, 텔레비전 쇼 등을 즐겨 듣고 보고 읽고 춤추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데올로기나 작품성에 의해 문화적 현상을 연구하는 것을 뛰어넘어 실제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가 어떻게 창조되고 소비되는가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