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계간《작가세계》에 신인추천으로 등단한 구자명의 신작 소설집. 모두 여섯 편의 중단편을 싣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빚에 시달리는 중년 가장, 가정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어쩌지 못하는 아들, 부당한 대우를 받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활동하는 목사와 그의 아내, 직장을 때려치우고 시나리오 작업에 매달리는 실업자 등 우리 사회 '보통 사람'이라 불리는 이들로, 이들의 삶은 오늘날 그 의미가 변질되어버린 가족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딘가 모자라고, 고통스러워하고, 절망한 사람들이지만, 돈이 없어도 그보다 더 소중한 사랑을 받고, 명예보다 더 아름다운 정직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권력은 없어도 가족애가 있고, 유명하지 않아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온정이 있어 삶이 견딜 만한 사람들이다. 결국 그들은 이 시대를 휴머니스트들이며, 그런 점에서 구자명의 소설은 휴머니즘에 보내는 찬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