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도 있는 법이야.”
가느다란 한숨을 내쉰 그가 진심을 담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내게 있어 네가 그렇지. 사람의 힘으로는 저항할 수 없는 힘. 네가 나한텐 그래.
허진은 불가항력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내가 미쳐야겠다 마음먹고 미치는 경우는 드물지. 어떠한 계기가 있기 마련이고. 네겐 네 존재 자체가 그 계기가 된 셈이야. 내가 이러는 걸 원하지 않았다면, 애초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어. 너 뿐만이 아닌 이쪽도 지금 돌겠거든. 당황되고 난감하고, 나도 미치겠어. 이렇게 한순간에 누군가한테 빠져버린 적, 어머니를 제외하고 처음 있는 일이니까.”
진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화를 내지 못 하게 만들어버린다.
너무 진지한 얼굴로, 진심을 담아 얘기하고 있어서.
“이제 날 어떻게 할 거지?”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선 그가 손목을 잡고 있던 손길을 아래로 내려 깍지를 꼈다.
“네게 반하게 만들었으면, 너도 어느 정도는 책임을 져야지.
나 몰라라 해버리면 내가 너무 불싸앟지 않아?“
“...”
“애태우는 건 적당히 해줬으면 해. 그런 쪽으론 젬병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
서른 살의 까칠남이 사랑에 눈이 멀었다-.
갈 길이 험난하지만, 한번 정한 일에 후회는 없다. 한번 내딛은 발걸음에 후퇴는 없다.
서하준. 그리고 허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천생연분 연애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