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면을 쓴 증오, 민주주의에 비밀스레 뿌리박은 KKK의 탄생
KKK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로 흔히 알려진 이들은 눈구멍만 뚫은 원뿔형 복면과 유령 같은 통옷, 언뜻 장난스럽게 보이는 복장 아래 정체를 숨긴 채 증오를 내뿜으며 잔혹한 폭력을 휘둘렀다. 『하얀 폭력 검은 저항』They Called Themselves the K. K. K.(2010)은 모임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쿠클로스’kuklos에 비슷한 뜻의 게일어 ‘클랜’clan을 덧붙여 조금 변형한, 사실상 별 뜻 없는 이름의 사교 모임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이 어떻게 나치에 버금가는 최악의 증오 집단이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다룬다.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북부 연방이 내민 ‘노예제 폐지’는 흑인 사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농업 사회인 남부를 완전히 항복시키기 위한 카드였다. 이미 산업화가 진행된 북부와 달리 남부의 대농장은 전적으로 노예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제 백인 지주들은 ‘자기 것’이었던 노예에게 임금을 줘야 하고 소작농들은 일거리를 두고 흑인과 경쟁하게 되었다. 인종 차별을 신의 섭리로 여기며 살던 백인들, 특히 흑인 노예가 큰 재산이었던 남부 백인들은 ‘재건 시대’라고 불리던 이 시기에 세상이 뒤집힐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패전의 절망감 속에 자유민이 된 흑인을 향한 증오심을 키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