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에 전시된 꼬부랑글씨들이 정신없이 박힌 수많은 와인 병을 앞에 두고 무얼 고를지 몰라 당황해 본 적, 와인에 대해 공부 좀 해볼까 싶어 서점에 갔다가 내용이 너무 어려워 보여 그냥 뒤돌아 선 적은 누구나 한 번씩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쓰인 친절한 와인 책이다. 익살스런 카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 신예희가 와인 상식, 역사, 에티켓 등을 유쾌한 카툰이 곁들여진 쉬운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어 누구라고 부담 없이 와인에 접근할 수 있다.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와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와인은 점점 더 친근한 술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방송이나 책 등을 살펴보면 비싼 와인을 중심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안주 혹은 곁들이 음식으로 소개되는 것들도 치즈를 비롯한 외국 요리 일색. 그러나 꼭 고가가 아니더라도 품질과 맛이 우수한 와인이 참 많고, 값 비싸고 입맛에도 맞지 않는 외국요리가 아니더라도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이 참 많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바로 우리가 즐겨먹는 삼겹살이나 수육, 순대에도 곁들이면 참 좋은 와인이 중심을 이룬다는 점이다. 그리고 오늘 당장 식탁 위에 올려도 크게 부담 되지 않는 5천~2만 원대의 할인마트 와인들이라 더 유용하다. 본고장의 에티켓이나 인기 와인 소개에 급급하기보다는 우리 예절과의 조화와 우리 입맛에 맞는 와인에 초점을 맞춘 것 역시 이 책만이 지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