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고 정신없는 실천의 궤적"을 그려온 민변의 자기성찰과 단련의 성과물이다. 법조 실무활동이나 사회활동을 하면서 기계적으로 법률 해석에만 의존하는 '법 기술자'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사회의 진보적 발전을 위한 법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민변이 스스로 마련한 '월례회'의 강연을 묶은 것이다. 월례회는 법조계의 좁은 틀을 벗어나 진정한 인권변호사로 스스로를 교양할 수 있도록 인문학, 대중문화, 부부생활, 문화관계, 정치, 통일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 전문가를 초청하였고, 최장집 교수 등 7명의 강연을 묶어 이 책을 내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민주정부 10년을 평가하고, 대선 패배의 의미를 살피는 최장집 교수, 시민참여형 통일운동을 제안하는 백낙청 교수, 향후 한국사회를 전망하고 희망을 얘기하는 한홍구 교수,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비판한 정수일 교수, 실정법의 틀에 머물지 않고, 인문주의적으로 법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김민웅 교수, 영화 속 법과 법률가의 모습을 조명한 이영미 평론가, 부부관계를 '섹스'를 통해서 바라본 여성학자 오한숙희씨의 강연을 담고 있다.
이처럼 오늘의 한국 사회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자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은, 민변 출신 대통령, 국정원장, 법무부장관, 여당 원내대표를 배출했음에도 많은 한계를 노정했던 지난 정권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라 할 수 있다. 또한 개혁적 정권, 민변 출신 대통령이 들어섰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체제나 정권과의 간격을 유지하고 건강한 진보의 길을 모색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때문에 향후 민변이 걸으려 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가늠하고자 한다면, 한국 사회의 진보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진중한 조언들을 묶은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