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읽는 남자' 이정흠의 남다른 동유럽 여행기 『오후 5시 동유럽의 골목을 걷다』. 저자는 일반적인 동유럽 여행 경로인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를 거쳐 발칸 반도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로 들어서며 모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꺼리는 보스니아, 세르비아, 코소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감성적이면서도 지적이고 냉소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를 동유럽의 구석구석으로 안내한다. 전쟁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에서 애도의 시간을 가지길 원했던 저자는 오히려 그들의 활기와 친절, 그리고 평온함에서 인생을 배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문화비평가답게 드라마, 영화, 음악, 음식 이야기를 구석구석에 뿌려 놓아 읽는 재미를 준다. 드라마와 영화 애호가답게 민박집 주인에게서 드라마 주인공을 연상하고, 기차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영화배우 이름을 붙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인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배경이 된 프라하에서는 진짜 비에라 선생과 마주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 같이 웃고 같이 감탄하고 같이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동유럽의 골목을 걷고 또 걷는 이 소심하지만 대범한 여행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기분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