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바라보는 방법상의 일치를 최종적인 목표로 삼아 글과 사진이 상호간의 길항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기획된 책이다. 이 책은 글과 사진이라는 두 예술매체가 가장 민주적으로 만나 어우러질 진정한 공저로서 기획되었다. 또한 이 책의 글들은 작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그 대상은 부산이라는 지역이다. 저자가 부산에 시선을 집중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급속한 근대화로부터 탈근대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까지 부산이 갖는 독특한 위상때문이다.
이 책의 글들은 이야기의 성격상 세 묶음으로 나누어져있다. 그 첫 번째는 과거의 기억들이 모두 소거된 채 현재성만이 덩그렇게 남은 이 도시로부터 낡고, 작은 기억들을 다시 불러내는 이야기들이고, 두 번째는 그런 소거 과정을 통해서만 주민들에게 영주권을 배분하는 도시의 인간적인 생리를 살폈으며, 그리고 마지막 묶음에서는 도시의 이 생래적 모순에 저항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모아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