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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재현
글쓴이
최정기 등저
출판사
한울아카데미
출판일
2008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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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역사
한국전쟁이 한국사회와 지역주민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재현되고 있는지를 '전라남도 구례'의 전쟁경험을 바탕으로 살펴보고 있는 책. 1950년 6월부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쟁이 발생할 조건이 보이던 해방정국, 더 좁게는 1948년부터의 학살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는 대체로 국가나 세계 차원의 구조를 통해 '전쟁의 원인'이나 '수행 과정'을 살펴보는데 집중되어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한국전쟁기 자행되었던 '민간인 학살' 등 '민간의 경험'을 주목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야 비로소 민간에 체화된 한국전쟁의 경험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되어 이후 한반도 남쪽의 정치, 이데올로기, 일상 등을 규정하게 되었는지를 조명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애초에 전쟁이란 전투원과 전투원 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결국엔 체계적으로(동시에 비균질적으로) 모든 사회구성원을 동원하는 행위이다. 즉, 어떤 방식이든 간에 모든 사람은 전쟁에 연루되고, 전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전쟁이라는 결절점 이전에도, 이후에도 모두 존재하고 있지만 전쟁을 겪고난 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의 각 층위마다 어떠한 방식으로 전쟁을 체화하였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오히려 '전쟁 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 많은 점을 시사해 줄 수 있다. 그것은 '전쟁 이후'의 사회를 읽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쟁기념물, 유족회와 진상규명운동, 전쟁영화, 희생자 기념비 건립 등을 통해 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재현되고, 현재화되고 있는지 구술 등 충실한 현지조사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전쟁이 낳은 경직화 된 이데올로기가 발호하고, 그 속에서 아픔을 삼키며 침묵해야만 했던 '경험'이 있음을 알려준다. 이는 전쟁 이후에 어느 특정한 경험만이 '공식화'되었고, 체제의 정당화를 위해 '망각'을 강요한 '경험'이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 연구는 한 지역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한반도 남쪽의 현대사가 억지로 가리려 했던 진실을 복원하고, 우리 현대사를 온전히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증언의 지위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쟁의 피해자와 관련자들의 자연수명이 임박해 있는 상황에서 전쟁의 상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가장 원칙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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