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프리즘을 통해서 베르메르와 그의 그림을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는 베르메르의 그림 안에는 사회적 콘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는 코드들을 짚어 내면서 17세기 동서문명의 교류사를 펼쳐준다. 책은 베르메르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비버 펠트, 중국 자기, 세계지도, 은화 등을 델프트의 거실까지 들어오게 해준 교역망의 확장 과정을 따라간다. 그 와중에 우리는 그 당시 사람들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망, 동서양 사람들의 세계화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 무역 발전의 빛과 그림자, 난파와 대량학살의 비극, 세계 기후 변화의 패턴 등을 만나게 된다.
데카르트가 ‘가능성의 집합소’라 일컬을 정도로 동서양의 문물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네덜란드'라는 공간적 배경과 기존의 닫힌 세계관이 열린 세계관으로 변모하는 '17세기'라는 시간적 배경이 베르메르의 삶에서 교직하고, 그림을 통해 응축된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베르메르'라는 인물을 통해서 그림과 역사가 서로를 자신의 내부로 끌어들여 더욱 풍부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