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졸업식을 하고 중학교 1학년 과정을 미리 배우는 아이들에게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낯설면서도 무척 설레는 일이다. 교복을 준비하고 과목마다 예쁜 노트를 사고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입학식을 한다. 과목마다 다른 선생님이 들어와서 수업을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갑자기 생긴 수행평가에 어리둥절하다가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본다.

그리고 푸르른 5월에 자유를 누리다 수련회에 다녀오고 반티를 맞추고 체육대회를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진짜 중학생이 되어간다.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아마도 친구관계가 아닌가 싶다. 특히 ‘왕따’가 아무렇지도 않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진정한 친구 관계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중간고사 성적표가 도착해 아이들을 붙들고 한 소리 아니 여러 소리를 했다. 목표없이 그리고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뭔가 특별한 잔소리를 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그닥 좋지 않다. 좀 우울하다.

<단어장>의 주인공 역시 우리 아이들과 같은 또래의 진우령이라는 중학교 1학년생이다.

진우령과 항상 얼렁뚱땅에 허무맹랑한 신열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적응하는 모습들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8개의 단어에 맞는 에피소드들을 나열했다.

진우령과 엄마간의 갈등, 또 외고에 다니는 언니를 둔 영채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나중에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컨닝을 하는 모습, 외고 준비 중이던 언니가 잠 안 오는 약을 다량 복용해 쓰러지는 일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공부가, 성적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나 역시 그런 과정들을 겪고 어른이 되었고, 이제 아이의 엄마로서 그런 과정을 겪는 것을 지켜봐야한다. 무엇이 정답인지 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과학 선생님을 짝사랑 하는 우령의 모습에서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나또한 화학 선생님을 좋아해서 화학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하고, 선생님께 편지도 쓰고 내 마음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던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모습. 이런 모습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변함없나보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인다.

5월은 우리 아이들에게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큰 마음을 먹은 달이다. 상담도 많이 하고 청소년 문학 등을 많이 읽으면서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 달도 마무리가 되어간다.

아이들에게 세상이 항상 해처럼 밝고 달처럼 맑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