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황궁에서부터 뒷골목 후퉁에 이르기까지 베이징의 이곳저곳을 이 잡듯 샅샅이 찾아다니며 베이징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미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방문하고, 그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베이징을 찾기에, 베이징의 지리와 관광지를 나열하며 소개하는 것은 기존 여행서를 답습하는 것에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답습'이라는 방법을 꺼내들지 않고, 베이징이라는 창을 통해 중국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 책에서 베이징은 천자(天子)가 사는 곳으로, 우주와 세계의 중심인 동시에 통치이데올로기가 구체적으로 체현되어 있는 철저한 계획도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중국이 스스로를 '중심'으로 인식해 온 역사를 드러낸다. 또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혼재, 빠른 근대화, 급속한 경제성장, 강력한 국가기구 등으로 표현되며, 서양인들에게 오리엔탈리즘이라는 환상의 대상이었고, 근대 이후에는 마오쩌둥과 ‘대장정’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혁명의 상징이었던 중국의 혼재된 모습을 들여다 보는 창이 되어주기도 한다. 재물과 안전을 보장하는 신처럼 아직도 마오쩌둥의 사진을 집에 걸어두기도 하는 중국인들을 통해 현대 중국은 합리화된 공간이라기보다는 과거에 대한 회한과 미래에 대한 욕망이 서로 뒤엉킨 곳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망막에 새로운 상을 맺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머리와 가슴에 새로운 사회와 사람이 상을 맺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면, 이 책은 여행의 의미를 두툼하게 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