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배고픔밖에 없던 이 땅에 사랑과 희생과 연대의 기적을 가르쳐준 사람, 전태일. 그가 불꽃으로 화한 지 벌써 37년이 흘렀어요. 이 책은‘전태일 분신 37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만화로 되살려낸 작품입니다.
전태일은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어려운 시절, 늘 배고픔을 겪고 공부하고 싶은 꿈을 버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결국 죽을 때까지 배불리 먹거나 공부하지는 못 했지만, 자신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위해 살고 또 마침내 그들을 위해 죽었어요. 그리고 그의 정신은 이 땅의 어려운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하고 서로를 위하면서 함께 싸우고 희생하는 노동운동과 민중운동, 민주화운동으로 되살아났지요. 그 이름을 알려고 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시절이 지나가고 시대가 바뀌었지만, 전태일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아직도 가까이 하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그들에게 전태일을 소개하는 책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태일이』제 3권에 해당합니다. 태일이 평화시장에 발을 디디고 ‘시다’ 일을 시작함으로써 겪게 되는 봉제공장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어요. 소규모 봉제공장들이 밀집한 평화시장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 구멍가게만도 못한 소규모 공장의 구조와 그 안에서 시다, 미싱사, 재단사 등이 팀을 꾸려 옷을 만드는 공정, 여공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어린 소녀들이 학비와 가족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장들로 내몰린 사연, 통행금지와 야경꾼이 등장하는 서울의 밤 풍경 등이 이야기 속에 잘 어우러집니다. 전태일이 만나고 관계 맺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짜임새 있게 펼쳐지면서 전태일의 고민과 삶이 한결 입체적으로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