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자녀 수 2.1명, 유럽 출산율 1위
아이를 둘 이상 키워도 걱정 없는 프랑스 육아의 비밀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2015년 기준 1.24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2001년 1.29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 국가 (기준 1.3명)에 들어선 이후 한 번도 그 벽을 뚫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5명으로 출산율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8년에 걸쳐 ‘저출산고령화대책’을 내놓고 갖가지 정책을 펼쳐왔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그동안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12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반면 프랑스는 출산율이 매우 높은 나라에 속한다. 평균 출산율 2.1명으로, 유럽연합 국가 중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1994년 1.6명으로 유럽 안에서도 출산율이 매우 낮은 나라였지만, ‘아이는 여성이 낳지만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보육지원 정책을 펼친 결과, 2008년 2.02명으로 높아지더니 2014년에는 2.1명까지 끌어올렸다. 유럽 1위에 달하는 출산율은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프랑스인들이 아이와 가족에 대해 보이는 애착이 남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 저널리스트인 이 책의 저자 안니카 외레스는 자신도 독일에 계속 살았다면 출산과 육아가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이를 낳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외레스는 프랑스에 살면서 대부분의 프랑스 부부들은 고민하지 않고 아이를 낳으며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병행하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외레스 역시 두 명의 아이를 낳아 일과 양육의 균형 있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처음에는 쉽게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프랑스인들을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여유만만한 표정의 부모들이 흡족한 미소를 띠고 의젓하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이끌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은 프랑스에서 흔한 광경이다. 그들은 아이들과 함께 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즐기기도 하고 그릴파티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타나기도 한다. (…) 게다가 프랑스인들을 아이를 낳으려는 욕심이 많다. 프랑스인들처럼 자식을 하나 낳아서 힘들이지 않고 키워보면 자연스럽게 둘째, 셋째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에서 살면서 느낀 프랑스인들이 출산과 양육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와 그들이 둘 이상의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을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은 비밀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는 수년간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프랑스 친구들, 빵집 아주머니, 철학자, 사회학자 등과 대화를 통해 프랑스 사람들이 아이를 그토록 좋아하는 이유를 풀어갔다.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며 두 시간씩 식사를 할 수 있는 비밀, 아이 때문에 일과 취미생활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에게서 우리가 상실해 가고 있는 가족의 행복, 아이와 부모가 함께 나누는 행복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프랑스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 엄마로서의 역할을 숭배하지 않고 아이 키우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갖지 않는 프랑스인들의 ‘아주 쉬운 육아’의 비결 ! -독일 일간지
• 긴장을 풀고 사세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부모들에게 전하는 독일 저널리스트의 명쾌하고 참신한 메시지! -독일 여성 잡지
• 현직 기자로서의 명쾌함이 돋보이는 흥미진진한 책!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독일과 프랑스 엄마들의 인식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독일 일간지
프랑스인들은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문장을 늘 마음에 새기고 다닌다. 이 말에는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해 애쓰거나, 놀아주지 못한다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아이를 갖기 전에 즐겼던 취미와 직업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당국의 보육 정책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부모는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를 낳기에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한편, 저자가 책에서 비교한 독일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집이 마련되고 안정된 수입이 있는 직장을 가져야 비로소 아이를 낳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저자는 이처럼 아이를 갖기에 적절한 시기를 고민하다가 늦은 나이에 부모가 되면 둘째, 셋째 아이를 낳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고 경고한다. 독일 시사주간지 에 의하면, 40~45세의 독일 무자녀 부부 가운데 약 절반이 나이가 너무 많아 임신이 어려웠다고 한다. 반면, 아이 갖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프랑스 부부들은 아직 젊고 번듯한 집이 없고 확실한 직업이 없어도 아이를 낳는다. 프랑스 여성의 평균 첫 출산 연령은 28세로, 31.2세인 우리나라에 비하면 굉장히 빠른 나이다.
“우리는 부모가 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프랑스에 살면서 그렇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아이를 갖기 않겠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쉬운 일이다. 게다가 삶에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프랑스인들은 행복한 부모에게서 행복한 자녀가 나온다고 믿는다.” (chapter 1.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이렇게 프랑스인들이 완벽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걱정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적극적인 출산․보육정책을 꼽을 수 있다. 다자녀 가정을 장려하는 프랑스 정부는 GDP의 3.2퍼센트를 자녀가 있는 가정에 지원하고 있으며(독일은 1퍼센트, 한국은 1퍼센트에 불과하다), 각종 세제혜택과 수당은 물론 연금혜택까지 제공한다. 이른바 ‘다자녀 가족 가산 제도’를 시행하여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약 10퍼센트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육아와 교육은 정부가 일체 책임진다’는 당국의 획기적인 의식 전환으로 말미암아, 프랑스 어느 도시를 가든 그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는 시에서 책임지고 돌봐준다. 따라서 부모들은 걱정없이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자기 일을 하면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게다가 프랑스 어린이집은 부모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없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줄 뿐만 아니라, 만들기 시간에 참석하라거나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들어 보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어린이집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소풍 때마다 김밥을 싸야 하고 분기별로 일일 요리사 역할을 자처해야 하고 각종 만들기 시간에 참석해야 하는 국내 어린이집 현실과는 사뭇 다르다.
“프랑스의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거의 없다. 학부모는 아침에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가고 기저귀를 미리 가져다주고 저녁에 와서 데려가기만 하면 된다. (…) 그런 보육환경 덕분에 프랑스의 아이들과 학생들에게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부모의 욕심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chapter 6.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까)
정책뿐만 아니라, 프랑스인들이 아이를 대하는 인식의 차이도 높은 출산율과 수월한 양육에 한몫한다.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직장 때문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고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긴다고,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해주지 못한다고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다. 프랑스 여자들은 엄마의 역할에 부족한 점이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엄마 역할뿐만 아니라, 아내, 직장인, 친구의 역할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데, 저자는 그에 반해 독일인들은 엄마의 역할을 늘 우선시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프랑스 부모는 아이를 ‘애 취급’하지 않는다. 아이가 막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고 거실 바닥의 책을 치우는 호들갑을 떨지 않고, 아이를 재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파티에 가는 대신 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나 그릴파티에 참석하여 늦은 시간까지 즐기는 경우도 많다. 식당에 가서도 감자튀김과 소시지가 나오는 ‘어린이 메뉴’가 아닌 어른들과 똑같은 코스요리를 시킨다. 심지어 저자가 인터뷰한 한 프랑스 엄마는 어차피 커서는 무단횡단을 하게 될 것이므로 어린 딸에게 빨간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다소 극단적인 경우긴 해도 아이를 어른과 다를 바 없는 온전한 인격체로 진지하게 대한다는 방증이다.
“아주 어린 아이도 사생활을 가질 권리, 비밀을 가질 권리, 공상에 잠길 권리, 빈방 구석에 혼자 앉아 있을 권리가 있다. 아이 방에 들어갈 때는 부모라도 항상 노크를 해야 한다. 물론 아이에게도 어른 방에 들어갈 때 노크를 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chapter 10. 말이 통하는 아이들)
한국의 출산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2750년에는 한국인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아이를 낳게 되면 그동안 누려온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정부의 출산 지원 정책뿐 아니라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프랑스 여성들의 인식 변화, 출산을 어렵게 선택하지 않는 프랑스인 특유의 낙천적인 인생관, 가족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 등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정책적․개인적 솔루션을 통해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유연한 양육 방식을 도모할 수 있는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안락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몸에 익히기 어려운 프랑스식 문화가 아니라 소소한 일들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어린이집은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줄 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 만들기 시간에 참여하라거나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들어 오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프랑스인들은 계산하지 않고 일찌감치 직감으로 파트너를 고르고 자신 있게 아이들을 키우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부부들은 대담한 면이 있다.
- chapter 1.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우리 부부는 왜 이른바 ‘완벽한 때’라는 것을 기다렸을까? 완벽한 때는 절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를 기다린 이유는 지금까지 우리 부부가 누려온 생활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가능한 오랫동안 지금까지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었다. (…) 한스가 마침내 일자리를 구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아이를 가질 확신이 없었다. 우선 큰 집부터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 게다가 나는 프리랜서 기자였기 때문에, 한두 해 휴직을 하면 고용주가 내 얼굴을 기억조차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chapter 2. 아이를 갖기에 ‘완벽한 때’는 없다
“엄마, 아빠가 강해지고 기분이 좋아야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어. 비행기를 탔는데 갑자기 어떤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고. 우선 부모들이 산소마스크를 써야 아이들을 도울 수 있잖아. 아이들을 살리려면 부모들도 산소가 필요한 거지.”
- chapter 4. 항상 훌륭한 엄마일 수는 없어
타인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과 가정에서 양육하는 것, 모성애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말았다. 여자들이 육아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저출산은 보육시설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다. 자녀를 직접 돌봐야 한다는 부모들의 잘못된 신념이 더 큰 문제다. 많은 독일인들이 아이를 남에게 맡기는 일을 여전히 타협이라고 여긴다. - chapter 4. 항상 훌륭한 엄마일 수는 없어
프랑스 사람들은 임신을 해도 누가 아이를 돌볼 것인지 걱정하지 않는다. 프랑스 어느 도시를 가든 그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는 시에서 책임지고 돌봐준다. 작은 마을이라도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있고, 국가에서 공인한 베이비시터들이 충분히 있다. 대도시에서는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는 경우, 베이비시터에게 아이를 맡기면 된다. (…) 프랑스에서 ‘우리 아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될까?’라고 염려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언제부터 아이를 맡길지, 베이비시터에게 맡길지, 어린이집에 맡길지만 결정하면 된다.
- chapter 6.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까
프랑스 교육자들은 부모가 늘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2주 전에 어린이집 교사가 우리 집으로 카드를 보냈다. 프레트가 자기 손으로 빵을 그려넣은 카드 안에는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저는 뭘 가져가야 할까요? 쿠키나 슈톨렌 빵을 가져갈까요?” 나는 어린이집 교사에게 전화로 물어보았다. “그런 건 저희에게 맡기세요. 저희 어린이집 조리사가 다 만들 거예요.” 언제나 그렇듯이 프랑스 어린이집은 부모들에게 무언가 해오라고 요구하는 법이 없다.
- chapter 6.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까
한스와 나는 아이가 생긴 후에도 농구클럽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부모들을 자주 보았고, 마리가 연극을 보려고 친구들과 약속 시간을 정하는 모습도 종종 보았다. 마리와 필립은 극장에서 시즌 정기 관람권을 샀는데, 내 독일 친구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있어도 우리가 원하는 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음을 차츰 깨달았다. 아들을 우리 부부의 생활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여긴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 chapter 8. 아이들에겐 지루한 시간도 필요하다
어느 날 프랑스 친구 리즈가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경사가 가파른 앞마당을 바라보면서 내가 말했다. “프레트가 저 경사면에서 넘어지지 않게 울타리를 세워야겠어요.” “왜요? 아이에게 말로 설명하세요. 알아들어요.” 리즈가 말했다. 결국 우리 부부는 프랑스 친구들의 말대로 프레트를 위한 안전장치를 거의 하지 않았다. 다만 세탁 세제를 욕실 선반에서 치우고 아이가 세탁기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조치했을 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프레트는 한 번도 돌멩이 투성이인 앞마당 경사면에서 구르지 않았다. (…) 아이는 딱 한 번 식탁 모서리에 부딪혔을 뿐, 그 이후로는 작은 손가락으로 식탁 모서리를 가리키며 “아야”라고 말하곤 했다.
- chapter 10. 말이 통하는 아이들
프랑스인은 자녀들의 기분을 맞추어주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프랑스 친구들은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여기거나 아이들 중심으로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미국인 학자가 프랑스 엄마들과 미국 엄마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실시했는데, 자녀를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각오하느냐는 질문에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응답자들이 자녀와 관련된 일을 얼마나 최우선으로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질문이었다. 집계 결과, 프랑스 엄마들은 1.26점으로 미국인 엄마들의 절반 수준이었다.
- chapter 12. 아이들은 아무 데서나 잘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