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문이든 상식으로서 공유하는 지식이 있다. 미학의 경우라면, 그것은 몇 개의 기본 개념 정의와 그 개념에 대해 고전이 되는 대표적인 사상, 결국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미학사의 지식이다. 교과서가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면 최상의 교과서는 자료집이 될 것이다. 수업중에 교사가 거기에 양념을 첨가해 주면 될 테니까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저작을 행하려는 의욕을 전혀 자극하지 않는 구상이다. 나로서는 내 이론을 기술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각각의 개념에 대해 내가 어떤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가, 즉 어떤 의미에서 그 개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또 어느 부분에서 비판할 점을 인정하고 있는가를 반드시 말하고 싶다. 단 그것은 객관적인 지식과는 구별해서 보여 주기로 하겠다. 그 부분은 수업에서 얘기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내 의견이 교실 안에서 부정되는 일이 있더라도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부정될 정도라면 대성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수업에 참가한 교사와 학생의 문제 의식을 환기시킬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될 테니까. 그것이 내가 꿈꾸던 교과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