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삶과 그림 안팎의 이야기를 소설화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보여온 수잔 브랠린드가 이번에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을 소설로 되살려냈다.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친 치밀한 자료 조사를 거쳐 가난한 화가 르누아르의 인생에 일대 전환점을 가져다주었던 기념비적인 대작의 탄생 과정과, 이 그림의 모델 중 하나이자 훗날 자신의 아내가 되는 어린 재봉사 알린 샤리고를 만나기까지의 흥미진진한 여정을, 파리와 센 강을 배경으로 눈부시게 재현해냈다.
인상주의를 배신했다는 드가의 비난과 인상파 내부의 분열, 자신의 그림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위태로웠던 상황 속에서 삶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속에서 치열하게 자신만의 예술과 사랑을 찾았던 르누아르의 열정적인 내면과, 그림을 함께 완성해가며 가슴 뭉클한 우정을 나눈 친구들의 이야기들이 섬세한 결과 깊이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수잔 브릴랜드는 이 소설을 통해 한 예술가의 내면과 대작이 완성되는 과정뿐 아니라 19세기 후반 프랑스 파리의 정경과 파리지엥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소설은 르누아르를 비롯해 그림 속 여섯 인물의 시선을 통해 다층적으로 전개됨으로써 당대 프랑스의 다양한 사회계층을 들여다보게 함과 동시에 변화의 한가운데 있던 파리의 넘쳐나는 창의적 에너지와 활력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특히 르누아르의 그림을 비롯해 클로드 모네와 에드가 드가, 에두아르 마네, 베르트 모리조 등 당대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과 역동적인 미술계의 움직임을 담은 에피소드들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