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유전자’ 이론은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이른바 유행하는 이론에 지나지 않는가? 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한 ‘이기적인 유전자’ 이론은 격렬한 비판을 받아왔다. 비판의 내용은 때때로 그의 주장이 극단적으로 함축할 수 있는 불분명한 가능성을 확대한 것들이다. 이는 그의 이론이 말하고자 하는 진의를 찾지 못하고 그 수사법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도킨스와 이기적인 유전자』는 ‘이기적인 유전자’ 이론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밝혀 주고자 한다.
저자 에드 섹스턴은 무엇보다도 도킨스의 생각을 유전자 결정론으로 읽는 데 반대한다. 인간과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는 유전자가 창조한 기계이며 그 기계의 목적은 유전자를 보존하는 데 있다는 유전자 결정론은 인간을 유전자 암호에 의해 작동하는 한낱 기계로 격하시킨다. 사람들은 도킨스의 주장이 유전자에 의해 생명현상이 지배된다는 것으로 읽고 유전자 결정론이라고 판단한다. 저자는 우리가 내용과 수사법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가 본성과 교육이라는 잘못된 이분법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타고난 것과 문화적으로 길들여지는 것을 이질적인 것으로 갈라놓는 사고방식이 도킨스의 이론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든다. 진화론과 심리학의 새로운 합성 즉 진화 심리학의 가능성이 열릴 때 우리는 도킨스가 말하는 바 “사람이 사는 방식은 유전자가 아닌 문화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는 말을 굴절 없이 이해하게 된다.
명료하게 씌어진 이 책은 최근에 유전학과 발생생물학에서 이루어진 많은 성과들을 독자들에게 무리 없이 전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