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와 가치가 상실되고 기독교 신앙이 더 이상 삶의 가치와 의미를 제공해 주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니체는 계몽주의가 확신하고 있던 과학적, 도덕적, 정치적 진보의 확실성을 그 근본부터 파기하는 견해, 즉 진리란 관점에 따라 진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를 폈다. 따라서 그에 따르면, 인생에 의미를 주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 관점을 부여하는 힘이요 스스로 삶을 적극적으로 창조하려는 힘에의 의지인 것이다. 그리하여 니체는, 실제로는 가변적이고 역사적으로 우연한 것인데도 불변하는 것으로 고정된 진리를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서 자신의 철학을 또 하나의 고정된 진리로 내놓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니체의 이러한 철학적 방법은 당대에는 ‘반철학자’로 불릴 만큼 급진적 회의주의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니체의 철학은 오히려 현실적 면모 즉 포스트모더니즘적 면모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니체와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논의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딱지가 붙은 일군의 철학자들 즉 데리다, 푸코, 리오타르, 로티 등은 무엇보다 총체성을 담보하려는 ‘거대서사’가 불가능하다는 니체의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니체를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의 선구자라고 생각하는 철학자들은 니체가 제기한 문제들을 극단까지 밀고 나가면서 포스트모던 상황에 대해 상이한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니체는 정말 19세기를 살았던 포스트모던 철학자인가? 이 책은 이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분을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