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 막심 샤탐과 더불어 프랑스 문단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 갈 신세대 대표 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로맹 사르두의 최신작 『최후의 알리바이』. 이제 일선에서 물러섰지만 아직 탁월한 동물적 감각을 잃지 않은 베테랑 경관, 자기도 모르게 사건의 한복판에 끌려들어 왔지만 전문가 못지않은 수사력을 보여 주는 매력적인 천재 영문학 교수, 그리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세출의 연쇄 살인범이 이야기를 엮어가는 본격 스릴러물이다.
작가는 흥행 대작들의 메카 할리우드에서 경력을 쌓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답게 필요한 곳에는 속도감 있는 장면 구성을 보여 주지만, 세세하게 배치된 디테일들이 아날로그적으로 서서히 작동하면서 압도적이고 장중한 공포가 느껴지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범은 기존의 스릴러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타입의 살인자로, 시리얼 킬러에 비해 제어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의 돌출 행위에 대한 인식도 명확할 뿐더러 절대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는 완벽한 살인자, '퍼펙트 킬러'이다.
이 책의 결말 부분에는 이 완벽한 살인자의 최고의, 최후의 알리바이가 등장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상상력, 결국 허구가 인간에게 현실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하고자 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책은 읽는 즉시 파르르 소름이 돋지는 않지만, 읽고 난 후 숙취처럼 오래 남아 떨쳐 버리기 힘든 공포를 선물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