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문학마을》을 통하여 등단한, 건축을 전공한 시인 박순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현학적이고 경색된 관념의 편향이나 감정의 과잉으로부터 처음부터 먼 거리를 두고, 일상의 고통으로부터 섣부른 희망이나 전망의 출구를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일상에 대한 비굴할 정도의 적응과 견딤을 선택하여 자신의 주변 일상의 사실적인 반영에 집중한다. 건설현장을 무대로 삶을 지탱해 나가는 끈끈한 생명들의 호흡 속에서, 노동현장에서만 감지할 수 있는 사회의 그늘진, 노동자들의 그늘진 삶의 단면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