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마주친 일제의 유산,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
알면 보이고 모르면 지나치는 역사의 현장,
우리 땅 곳곳에 숨은 일제의 흔적을 다시 찾다
일제 강점기는 우리가 두 번 다시 겪지 않아야 할 불행한 역사이자 뼈아픈 기억이다. 그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많은 영화와 연극, 소설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역사는 잊어버리면 또다시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일제 강점기를 기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제가 남긴 흔적들을 직접 둘러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해방 후 70여 년이 지나면서 조선총독부 등 일본의 지배를 상징하는 건물들은 파괴되거나 철거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많은 시설들은 뜻밖의 장소에 모습을 감춘 채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적한 시골길이나 섬마을뿐 아니라 도시의 시가지, 공원, 관광지 등도 예외는 아니다.
연인들과 가족들이 흔히 찾는 서울 남산에는 케이블카와 남산 타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신을 모시는 신사의 잔재들도 흩어져 있다. 제주도 성산일출봉 절벽에는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진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경희궁 한구석에는 대규모 방공호가, 군산 시내에는 일본인 지주의 금고 건물이 서 있다.
《일제의 흔적을 걷다》의 저자들은 남산 위에 신사부터 제주 아래 벙커까지, 우리 땅 곳곳에 남은 일제의 흔적을 찾아 몸소 전국을 누볐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모르고 보면 이상한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한 잔해에도 수많은 세월이 퇴적되어 있으며, 그 속엔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음을 체감했다. 그리고 《일제의 흔적을 걷다》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 안의 오래된 일본을 좀 더 생생히, 자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