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리스트
  • 구매
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글쓴이
유세종 저
출판사
한신대학교출판부
출판일
2008년 7월 31일
  • 읽고있어요

  • 다 읽었어요

  • 읽고싶어요


저자

이미지

유세종

유년기에서 청년기까지 화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젤과 팔레트를 들고 강과 산, 마을과 교외를 돌아다녔다. 물감이 귀할 때였으나 수채화, 유화, 파스텔화로 자유롭게 그렸다. 지는 해와 고요한 숲을 그리러 돌아다니다 강둑에 혼자 멍하니 어둑해지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고독했지만 나쁜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당시엔 그림 그리기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하고 즐거운 노동이라고 치기 어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미학이론에 꽂혀 한?중?일 미론 공부를 시작했지만 종잡을 수 없던 가슴 밑바닥의 갈증은 여전했다. 중도에 그만두었다. 대학원에 들어가 불교의 정신세계와 당시(唐詩)의 미학세계에 한걸음씩 깊이 빠져들었다. 마치 무언가를 초월한 듯한 정신적 조로현상을 겪었다. 가짜 초월이었으나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해졌다. 선후배들이 최루탄 맞으며 결사항전을 외치고 감옥엘 들락거려도 나는 당시와 불경을 외우며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논리로 자신을 ‘무장’했다.
오랜 ‘편안함’ 속에 중국 고전을 뒤적이다 『묵자』를 만났다. 난생 처음으로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민중에게 이로운 것이 미(美)이며 민중에게 이롭지 못하고 민중을 빈곤하게 하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는 간단명료한 주장 앞에 의식의 빙판에 금이 쩍 가는 느낌이었다. 만민의 이로움을 미의 기준으로 내세운 묵자 앞에서 그동안의 모든 공부를 한 점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묵자의 연장선에서 루쉰을 만나고 중국을 만나고 중국영화를 만났다. 루쉰과 중국, 중국영화는 민중미학과 그림 그리기, 불교가 다 어우러져 있는 거대한 화엄세계 같았다. 비슷한 시기 동아시아의 한용운과 나쓰메 소세키도 마찬가지였다. 루쉰, 한용운, 나쓰메 소세키, 지아장커에게는 조용하지만 도저하고 도발적인 ‘저층’의 미학, ‘패배’의 미학이 관통하고 있다. 그들을 통해 패배와 고통이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걸 알았다.
몇 해 전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자객 섭은낭>(刺客?隱娘)을 보았다. 허우샤오셴은 자신의 평생 공부 영화로 ‘득도’를 하였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절망감 같은 걸 느꼈다. 나의 공부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인가,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회주의 미학 연습』, 『함께 가는 친구에게』, 『루쉰전』 등이 있고, 『루쉰전집』 번역에 참여했다. 『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화엄의 세계와 혁명』을 썼다.

책 소개

분야대학교재
19세기 말 20세기 초 전통과 근대의 전환기에 살다간 중국의 작가이며 문예운동가, 사상가이며 혁명적 지식인으로 불리는 루쉰(魯迅)에 대해 ‘근대성’, ‘5 · 4운동’, ‘민중’, ‘혁명’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한 논저로, 중국의 루쉰이 한국의 ‘지금 여기’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라고 하는 도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위와 같은 토대에서 루쉰의 시와 산문, 평론, 서신, 자원(雜文. 시론적 성격이 짙은 자유로운 형식의 산문)을 중심으로, 루쉰의 근대정신과 시적 은유, 20세기 초 동아시아 국가에서의 근대성과 ‘광인’이라는 문학 패러다임이 지닌 정치 사회적인 의미, 루쉰 특유의 인식방법론으로서의 회의(懷疑)와 부정(否定), 실천방법론으로서의 반항(反抗)의 문제를 루쉰으로부터 가져와야 할 방법론의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다. 또 루쉰 문학과 루쉰식 혁명이 지향한 궁극적인 목적이며, 루쉰의 모든 애증이 투사되었던, 힘을 빼앗긴 민중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각성과 그들의 인간다운 삶, 그들의 해원(解寃)을 위해 싸웠던 루쉰이 고민했던 가장 중요한 문제, 즉 근대적 인간으로의 가능성과 근대적 주체로 거듭 태어날 가능성이 민중에게 어떻게 가능할 지에 대해 논했다. 이런 과정에서 루쉰의 내면 깊이 자리했던 비애와 고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전체 리뷰 (0)
최근 작성 순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