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폭력은 없다
강경서는 초등학교 교실에서 흔히 일어나는 폭력의 흔한 가해자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가해자라는 자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자신이 휘두르는 폭력은 그저 정당방위이거나 정당한 응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박진철과의 갈등을 해결할 방법도 더 강한 폭력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그런 경서의 생각은 ‘아동 학대’라는 엄청난 폭력과 마주하면서 지각 변동을 겪습니다. 서경서 모녀라는 거울에 자신과 박진철의 관계를 비춰 보면서, 그 엄마의 폭력이 어떤 이유로든 정당하지 않듯 자신의 폭력 또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됩니다. 아동 학대의 방관자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 그 날, 강경서는 비로소 폭력의 가해자 노릇에서도 놓입니다. 제 동생을 괴롭힌 박진철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을 끝끝내 참아낸 것입니다. 제 친구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하여…….
《경서 친구 경서》는 정성희 작가가 오랜 습작기를 거쳐 세상에 내놓은 첫 책입니다. 그런 만큼 ‘반폭력’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아이들의 관계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낸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동 학대를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비교항으로 놓은 점도 놀랍습니다. 두 경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두 폭력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가정이나 교실에서 아이들과 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마중물 삼아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