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 집요하게, 때로는 빈번하고 파괴적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시기심. 하지만 시기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독일의 심리학자이며 그룹심리분석 전문가인 롤프 하우블이 쓴 이 책은 시기심에 대해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진지하게 접근하여 깊이있게 파고들었으며 문체에는 학자다운 품위가 있다.
하우블은 시기심이란 감정이 얼마나 유서깊고 복잡한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온갖 분야의 자료를 다 끌어온다. 문학, 종교, 신화, 역사 등에서 소재를 가져오고 현대사회의 광고 속에도 얼마나 다양한 방식의 '시기심 부추기기'가 존재하는지 살핀다. 이를테면 프로이트와 그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 사이의 '시기심', 셰익스피어의 중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와 캐시오와 이아고의 얼키고 설킨 시기심, 카인과 아벨, 신들의 인간에 대한 견제, 제우스를 사이에 둔 헤라와 세멜라 사이의 신화 속 시기심,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 향수 제품 '엔비'에 대한 분석 등이 그렇다.
시기심은 분노, 슬픔, 공포 등 여러가지 감정이 조합되어 나온 후천적인 감정이며 이에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낙담, 분노, 야심 중의 하나라고 한다. 낙담은 문자 그대로 자신이 시기하는 것(대상)을 이길 수도 없고 가질 수도 없거나 자신의 감정이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 취하는 방식이다. 분노는 상대방이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취했다고 느낄 때 생기는 감정이다. 야심은 시기하는 대상을 취할 수 있다고 보고 경쟁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그러나 이보다 휠씬 사악하고 심각한 시기심은 타인을 해치려는 것이다. 자신이 소유하지 못한 것을 소유한 사람에 대한 질투와 시기가 도를 넘으면 이제 그를 저주하기 시작한다. "죽어버려라!' '망해버려라!' 고 하는 말은 이런 경우를 나타내는 전형적인 어구이다. 하우블은 이런 사람의 전형적인 예로 히틀러를 꼽고 있으며, 전체주의와 같은 우상 숭배의 심리에는 바로 이런 절망적인 시기심이 깔려있다고 한다.
이처럼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 시기심이지만, 하우블이 한사코 시기심이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시기심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발생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무시하기보다는 시기심을 인정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를 올바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기심의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나는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한 문장이 화두처럼 가슴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