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비 속에도 나비가 오나』 이후, 무려 18년 만에 간행되는 허혜정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시인이 90년대 문예지에 발표해온 시부터 최근에 쓴 시 중에서 뽑은 45편의 시가 묶여 구성되었다. 시집의 제목 “적들을 위한 서정시”라는 말에서도 암시되듯이, 그의 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서정적 감성의 영역으로 여기지 않는 위험과 스릴, ‘나쁜 스토리’로 조직되는 사회의 음모, 강렬하고 날카로운 위트를 담아내고 있다. 모든 정치적 수사와 탈현대의 전복적인 기류를 관통해온 그의 세대답게 참혹한 재치와 위트로 시대라는 텍스트를 재점검하고, 그 속에 배치된 자아의 의미를 탐색해가고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