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인간과 비슷한 형태가 있다고 해도
인간이 거기에 마음을 담지 않으면 그것은 단순한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쿠구츠 가문의 기술은 혼백을 담기 위한 그릇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인형은 영매인 동시에 식신을 본 자에게 그 실체를 상기시키기 위한 「모형」이기도 하다.
인형의 형태에 따라 보는 사람을 매료시켜 거기에 빙의된 혼백의 모습을 느께게 하지."
작업을 도우러 드나들던 중 난 할아버지께 가문의 비전을 전수 받았다.
"다시 말해 실체가 없는 식신의 이미지를 인형의 모습으로써 상대에게 인식시킨다는 거로군요?"
" 그러나 부적의 「형태」만으로는 혼을 담을 수 없다.
사용자가 정성을 쏟지 않으면 말이다.
술자는 형태를 만들 때 상념을 담아 씌인 혼백을 자신과 연결해 상념으로써 속박하는 것이다.
사역하려면 강한 의지가 필요한 법. 불러낸 자가 과연 자신이 감당할 만한 자인지 어떤지, 구별할 줄 아는 안목도 필요하지.
명심해라. 확실히 네겐 재능이 있다."
"그러나 행여라도 가벼운 장난으로 이 기술을 자신에게 사용하지 마라. 완전히 습득하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하니까. "
충고를 들었다 해서 호기심을 억누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치 새로운 장난감에 빠진 어린애처럼.
마치 피그말리온이라도 된 양 난 새로 배운 기술을 시험해 보았다.
그러나 금기를 깨고 만든 그것은 할아버지의 우려대로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