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가상정치소설 ‘패거리당은 가라’의 체험판 도서로 내용의 일부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내용 전체를 보시려면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정치가 왔다.
가상 정치소설 [패거리당은 가라]
- | 프롤로그 | 중에서
기적이라던 압축 성장이 모래성으로 허물어지는가. 위기감이 절박하다. 그 절박감은 정치에서 오는데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정치는 항상 그랬고, 백성은 항상 위기감에 몰렸다. 과거의 신문을 찾아보라.
휘황찬란하던 중후장대산업 동산에 녹슨 쇳덩어리가 뒹굴고, 국정 현장은 문명의 말폐가 썩는 냄새로 악취가 진동한다. 도덕적 타락, 부정부패, 치열한 당쟁, 막가파 언동, 천민자본주의, 물신주의…. 무엇이 잘못됐는가. 장사하면서 지켜야 할 상도나 정치가 지켜야 할 치도가 병든 탓 같다. 병인은 오래 된 정치관행에 따라 붙는 패악이고, 또 하나는 새로 받아들이는 민주문화가 오접, 오작동하기 때문 같다.
치도와 상도는 서로 물려 있다. 하나가 병들면 다른 하나도 병이 든다. 결국은 정치로 귀결된다. 더 근원적으로는 한국 지성의 문제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조선의 정치는 정치도 아니었다. 나라를 어떻게 부강하게 만들겠다,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도는 찾지 않고, 치자들끼리 출세자리 놓고 무한당쟁을 벌이는 이전투구로 시종했다. 간지의 경연이 벌어지고, 피가 튀었다. 간절히 빌면 악몽을 선몽으로 바꿔준다는 몽위관음상에라도 빌고 싶은 정치 상황이었다.
민주화가 되면 그 악순환의 고리에서 풀려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졌는데 기대는 무너졌다. 민의의 용광로 구실을 해야 할 민의의 전당은 허구한 날 싸움질로 더럽혀지고, 민족이 웅비할 방략을 찾는 중지는 모아지지 않고, 국민의 기상을 하나로 모을 국론·공론은 갈가리 찢어져 증오와 갈등, 분노를 분출한다. ‘민주화’를 절대신 같이 내세우지만 실은 민주화 개념, 민주화의식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것이다.
탈출구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여기서 공상의 날개를 펴본다.
실현 가능한 방략을 찾기는 어렵다. 시민에 의한 정치혁명. 정치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민주정치=정당정치라는 구조를 깨본다. 만악의 근원 같은 붕당·패당을 깨고, 펀더멘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념에서 벗어난다. 국가 지도부를 최고의 현인, 최고의 전략가, 최고의 테크노크랫, 최고의 덕망가로 짜 나라가 웅비하지 않을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사람들의 얼굴엔 희망이 번지고, 웃음이 서리지 않을까. 신나는 일이 아닐까. 미국에도 이런 꿈을 꾸는 No Labels 운동이 있단다. 좌도 없고, 우도 없고, 오직 나라의 전진만 생각한단다.
일본은 근대화하면서 공자의 ‘경재도’를 지표로 삼았단다. 그 힘으로 선진국에 올랐다. 그러나 공맹의 나라인 우리는 치도도 상도도 생각하지 못했다. ‘잘살아보세’는 목표였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길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길이 없이 그냥 달리기만 했다. 조타수역할을 해야 할 정치는 방향을 잃었다.
세계는 제4의 산업혁명기다. 그와 어깨동무하려면 우리는 제4의 정치혁명을 이뤄야 한다.
과연 무엇이 제4의 정치혁명인가?
그것은 바로 시민의 자기혁명이다. 시민이 달라져야 한다. 구각을 벗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 큰 산고가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