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말벌의 세계를 그린 정현교 생태소설 『마루금의 춤추는 제국』. 현재 YTN 강릉 지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작가는 태풍 루사가 영동 지방을 휩쓸어 흉작으로 시름이 깊은 부연 마을 토종꿀 작목반을 취재하다가 벌통 속에 날아든 장수말벌 한 마리를 우연히 발견하고, 단 한 마리 장수말벌의 출현에 수천 마리 토종꿀벌들이 겁에 질려 자지러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곤충류 가운데 먹이사슬의 최정상을 차지하는 육식성 벌인 장수말벌의 지극히 호전적인 성격을 모티프로 하여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벌들의 세계를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책의 곳곳에는 장수말벌을 포함하여 황말벌, 털보말벌, 토종꿀벌과 양봉 등 벌들의 생태가 정밀하게 녹아들어 있다. 소설 속에 그려지는 장수말벌의 세상은 강자들이 약자들을 향해 독선적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인간 세상과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