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어두운, 숨 막히는 얼음 바다로…….
작가는 만화 『도라에몽』에 나오는 도구들을 통해 인간 군상을 절묘하게 묘사해 나가면서 동시에 차갑고 어두운 바다를 비추는 한 줄기 빛과, 리호코가 그 한 줄기 빛을 그려내는 사진작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리호코는 얼음 바다에 갇힌 고래로 묘사된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사진작가 아버지, 마찬가지로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병원 생활 중인 어머니, 아름다운 외모에 썩은 정신을 가진 옛 남자친구. 그런 얼음들에 갇혀,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쩌지도 못하고 차갑고 어두운 바다 밑에서 천천히 죽어 가는 고래이다. 하지만 홋카이도 북서쪽에서 얼음 바다에 갇혀 발견된 고래 가족은 막대한 돈과 기술을 들인 구조작업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숨을 잃은 것과는 달리, 리호코는 자신에게 빛을 비추어 준 벳쇼에 의해 구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