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계간 『시평』 여름호에 시 「서른여섯 살 꽃」과 일곱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사이 시인의 첫 시집. 1980년대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공간이었으나 이제는 잊혀버린 역사를 간직한 첨단 아울렛몰이자, 소비문화와 재개발 정책으로부터 소외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현장, 가리봉동, 그 한가운데에서 시인이 펼쳐 보이는 삶은 육체의 의지는 선과 악의 윤리적 구분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탈출하다 멈춰 선 광산 막장 같은 공간 가리봉에서, 해설을 쓴 방민호가 명명한바, ‘가리봉의 시인’ 김사이는 윤리적 개념의 원조를 받지 않고도 성립하는 삶의 형식들을 발견한다. 가리봉에 밀착되어 있는 삶을 살아온 시인은 이제 그간 정주해왔던 ‘징그러운 삶’을 딛고 일어서 먼 항해를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