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수렵채집 사회의 일원인 !쿵족은 유전적 다양성과 특유의 흡기음이 포함된 광범위한 음역의 언어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점으로 미루어 이들이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의 직계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쿵족 여성인 니사가 쇼스탁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구술한 ‘생애사’와 니사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쇼스탁이 속한 !쿵족의 전반적인 생활양식을 설명한 ‘민족지’로 이루어져 있다.
니사는 인터뷰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난 후 자기의 일생을 시간 순서대로 대충 요약한 다음, 저자가 이끄는 대로 각 주요한 시기에 있었던 일들을 좀더 깊이 있게 들려주었다. 젖먹이 시절부터 놀이를 통해 성행위를 연습하는 유년기, 초경을 하기 전 시험 결혼을 해 열 살 이상 나이 차가 나는 첫 남편을 맞은 날 느낀 경계심, 황야에서 홀로 겪어낸 첫 출산과 엄마가 되어 가는 과정, 남편에게 정이 떨어져 억지로 아이를 유산시킨 일, 다 키운 아이를 하느님이 내린 죽음으로 잃고 통곡하며 보낸 세월, 잠시나마 일부다처혼을 경험하고, 애인을 만들어 몰래 사랑을 나누다가 남편에게 현장을 들켜서 추장에게 재판을 받은 일, 폐경을 맞은 마음가짐과 몸 상태 등 니사의 인생 이야기에는 한 여성이 한 인생을 통해 겪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경험과 !쿵족 여성의 생애가 손에 잡힐 듯 살아 있다.
인류학 민족지로서 이 책은 오늘날까지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특히 미국에서 대학 학부생들의 수업 교재로 널리 읽히고 있다. 오랜 세월 무시된 채 이중 삼중으로 배제되어 온 토착민·문맹자·여성의 목소리를 전면에 드러내고 있으며, !쿵족만의 독특한 풍습 속에서도 그 이면에 사회의 요구에 얽매이지 않은 여성의 본능이 드러나고, 농경·산업 사회에 들어 사람들이 잃어버린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 체계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 !쿵족의 삶이 신선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