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한 편의 작품을 골라내는 일의 고충과 어려움을 얘기하는 것으로 우리들의 토론은 시작되었다. 시적 우월성에 대한 개념과 취향이 얼마쯤 다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그 가운데서 한 편을 골라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을 명실상부한 작품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가 재삼 강조되었고 그런 맥락에서 연공이나 지금까지의 업적은 일단 모두 괄호에 집어넣고 보자는 점에서 우리는 생각을 같이했다. 우리는 논의를 거듭한 후 투표를 통해 이의없이 통일된 의견으로 황동규 씨의 『탁족』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일상에서 얼마쯤 떨어진 낱말을 표제로 한 이 작품은 나그네길에서의 휴식 한때를 다룬 이 시인 특유의 여행 시편이다. 작품은 세상과의 두절을 다루면서 문명 개화된 우리의 일상이 우리를 얼마나 피곤하게 구속하고 있는가를 상기시켜준다.
벽지에서 독한 모기에게 물린 자국을 얘기하는 끝자락에서 시인은 의외의 반전과 함께 생소한 경험을 보여준다. 사회적 소음에서 가장 먼 지점에서도 은은히 계속되는 세속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 우리는 홀연 인간 조건의 한 모서리에 온몸을 열게 된다.
(심사위원 : 김주연, 유종호, 이어령, 정현종, 홍기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