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은 흔히 조선왕조의 법전은『경국대전』만 있었던 것으로 알기 쉽다. 조금 더 관심있는 이들은 그 뒤에『속대전』『대전통편』『대전회통』으로 증보되었다는 사실 정도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왕조에서는 위의 것들 외에도 여러 법전이 편찬되었다. 그때그때 부딪치는 현실 문제에 대한 왕명이 수교라는 이름으로 각 관서에 전해졌던 바, 이것들을 모아서 법령 모음집이 편찬되었다. 그것을 정리한 중간 과정의 법전도 있으며, 이것들을 최종 정리하여 조선왕조 통치체제의 강령을 규정한 것이 이 책『각사수교』,『수교집록』,『신보수교집록』이다.
『각사수교』는 수교의 1차 모음집으로서 정형화된 법전은 아니다. 하지만 수교의 원문이 그대로 실려 있기에 압축된 법조문만이 건조하게 정리된 다른 법전보다 훨씬 내용이 풍부하다. 수교가 전하는 생생한 사회상과 관리 임용 · 부세 · 종법 · 군역제 · 노비제 · 소송 · 형벌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는『경국대전』이래 유지되었던 조선초기 질서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수교가 내려지기까지의 문서 수발 과정, 풍성한 이두 용례 등은『각사수교』만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으로 법제사와 국어학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