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쫄티에 빨간 망토를 두른 슈퍼맨도, 검은 망토에 검은 가면을 쓴 배트맨도 아닌, 흡사 물안경같이 보이는 부러진 뿔을 양쪽 이마에 하나씩 달고, 온통 빨간색인 몸에 낡은 트렌치 코트 하나를 걸친 채 ‘파멸의 오른손’을 휘두르며 악을 물리치는 ‘지옥에서 온 소년’ 헬보이. 영웅적 매력을 가진 외모나 패션감각을 갖고있진 않지만 ‘스스로 악마의 뿔을 잘라버린 영웅’이라는 설정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옳다고 믿는 신념에는 목숨을 걸 만큼 굳은 의지를 가진 성격은 다른 영웅들보다도 더욱 믿음직스럽다.
마이크 미뇰라는 ‘헬보이’를 통해 유렵을 비롯한 세계 전역의 민간 설화, 전설 등의 기괴한 이야기와 역사 속의 인물들을 흥미진진한 만화로 재탄생시켰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의 것을 리바이벌한 것이 아닌 미뇰라만의 독특하고 예리한 감각을 추가해 탄탄한 현대판 영웅이야기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헬보이’는 어둡지만 유머러스하고, 무겁지만 유쾌하다. 그래서 ‘헬보이’는 단 2페이지짜리 단편인 ‘팬케이크’ 조차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그리고 각 권의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전 작가가 직접 그 작품에 대하여 언급한 코멘트와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들은 ‘헬보이’의 소장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