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적 전통사회에서 '예(禮)'는 예의범절이나 제사에 국한되지 않고, 심신의 수양, 사회윤리적 실천, 문화적 풍습, 규범적 제도 등을 포괄한다. 예는 천인(天人)관계라는 초월적 축과 인륜(人倫)이라는 일상적 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마음과 몸, 개인과 사회까지도 총체적으로 매개하며, 종교, 수양, 윤리, 정치 등을 체계적으로 아우르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존에는 예를 주로 사회윤리나 정치제도로 환원하여 이해함으로써, 예의 포괄성과 복합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서에서는 예를 유교적 전통사회를 구성하는 역동적 ‘종교문화체계’로 정의하고, 이에 따라 정약용의 예학을 상제/천론, 천인관계론, 인간론, 심신수양론, 윤리실천론, 경세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의례이론으로 재구성하여 설명했다. 이를 통해 예학을 중심으로 다산사상의 총체적 모습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의례이론의 측면에서 동아시아 유교의례의 구조적 특성을 드러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