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지원의 미술 감상 에세이. 전문가의 시각이 아니라 가장 일반적인 감상자의 시선으로 그림을 보고, 느끼고, 그 마음을 생기 가득한 시인의 언어로 풀어낸다.
이 책의 그림 목록은 동과 서를 넘나들고, 김홍도의 풍속화와 오윤의 기운찬 판화가 책 속에서 함께 어울린다. 렘브란트와 모네, 르누아르, 샤갈과 고흐 등 일반 독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슈퍼스타의 작품과 벤 샨과 일리야 레핀, 막스 에른스트, 도미에 등 비교적 덜 알려진 화가의 그림들이 있고, 박제가와 윤두서, 고람 전기 등의 조선 화가들과 신산했던 80~90년대를 관통해온 강요배와 오윤, 김호석과 이종구, 한국 민중 화가들의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그림들이 있다. 익숙한 화가들의 것일지라도 시인의 눈을 사로잡은 작품 목록은 새롭다. 파울 클레의 연필화 [건망증이 심한 천사]가 그렇고, 렘브란트의 [예수의 얼굴], 고야의 연작 판화 중 하나인 [이성의 잠은 요괴를 부른다] 등이 그러하다. 너무나 잘 알려진 고흐의 [구두]나 뭉크의 [절규], [사춘기] 같은 그림들도 시인의 눈에 의해 새롭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