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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얼단상(庶孼斷想)
글쓴이
고종석 저
출판사
개마고원
출판일
2002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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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고종석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그를 정서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눈물을 훔쳐내며 읽은 심훈의 『상록수』이며, 그를 지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고등학교에서 내쳐져 자유롭던 열 일곱 살 때 골방에서 담배 피우기를 익히며 읽은 노먼 루이스의 『워드 파워 메이드 이지』다. 그는 자신의 문체에서 에릭 시걸과 김현과 복거일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에서 칼 포퍼와 김우창과 강준만을 느낀다.

[코리아타임스],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지에서 스물 두 해 동안 기자 노릇을 한 그는 2005년 봄 [한국일보] 논설위원직을 끝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멍에와 명예에서 벗어났다. 현재 도서출판 개마고원 기획위원으로 있다. 나이에 걸맞은 가장 노릇을 못하며 살아온 터라, 그는 더러 자신이 객원남편, 객원아비, 객원자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득 자신을 객원한국인이나 객원인류로 여길 때도 있다. '객원'의 비정규성과 느슨함이 베푸는 자유의 감촉을 그는 무책임하게도 흐뭇해하는 편이다. 언젠가 페르시아어로 '루바이어야트'를 읽어보는게 꿈이다. 특별히 집착하는 기호품은 디스 플러스 담배와 붉은 포도주와 아스피린이다.

지은 책으로는 사회비평집 『서얼단상』, 『바리에떼』, 『자유의 무늬』, 『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경계 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 『코드 훔치기』, 『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어루만지다』, 『언문세설』, 『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 『여자들』, 『히스토리아』, 『발자국』, 영어 크로키 『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 『기자들』, 『독고준』, 『해피 패밀리』, 소설집 『제망매』, 『엘리아의 제야』, 여행기 『도시의 기억』, 서간집 『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 『책 읽기, 책 일기』, 에세이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등이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C'est tout)』, 『어린 왕자』를 우리 말로 옮겼다. 주저主著 『감염된 언어』는 영어와 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서얼은 첩의 소생이다. 서얼은 서자와 얼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인데, 『명종실록』의 한 문장에 따르면 서자는 양첩자(良妾子), 곧 양인인 첩의 소생을 뜻하고, 얼자는 천첩자(賤妾子), 곧 천인인 첩의 소생을 뜻한다."(서얼단상 128∼129쪽) '에세이스트' '자유주의자(개인주의자)'로 불리는 고종석의 새 산문집 제목은 『서얼단상』이고, 부제는 "한 전라도 사람의 세상 읽기"이다. '서얼'과 '전라도 사람'이라는 단어에서 이미 이 책의 더듬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는 금세 판명된다. 외견상 '근대 이후'를 살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혈연, 지연, 학연의 패거리가 몰려다니며 행패를 부리는 것이 현실이다. '전라도' '조선일보' '개인을 위한 변명, 소수를 위한 옹호' 등 만만치 않는 주제들이 '공익을 위한 자유'를 옹호하는, '서얼 출신' 저자의 눈을 통해 분석되며 해석된다.

책은, "세상의 모든 서얼에게, 전라도 사람에게, 곁다리에게 이 허름한 글들을 바칩니다"라며 시작된다. 그리고 제1부는 '전라도 생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저자에 의견에 따르면) 전라도는 곧 지역감정(의 피해자)을 이르는 것이고 이것은 '차별'이라는 단어로 귀결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 이 '차별'이라는 단어는 '차등을 두어 구별하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실체적 물질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 작가는 문학평론가 고(故) 김현의 글을 인용하며 전라도, 상처받아야만 했던 이들의 심성에 대해 사회적인 시각에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글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고립시킴으로써, 그녀가 겪은 피해라는 전염병에서 자신들을 지키려 한다. 그것은 미움이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자기 보호 본능과 같다. (…) 만인은 자신들도 피해를 입을까봐 한 사람을 격리시키고, 그의 피해를 그의 결함으로 변모시킨다.
그 과정에서 특이한 것은, 피해 받은 사람까지도 결국은 자신의 피해를 자기의 성격적·신체적 결함으로 받아들이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결함으로 인정하고 자신을 파멸시키는 데 스스로 동의한다.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으려면, 싸우거나 떠나야 한다. 그러나 그는 싸우지도 않고 떠나지도 않는다. (…) 언례는 고립되어 버림받은 자신을 더러운 벌레로 여긴다.(서얼단상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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