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그 면면에서 상당 부분 견주어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또 다른 화가, 초현실주의 운동을 시각 언어로 구체화시킨 살바도르 달리의 오만하고도 재기발랄한 자서전이 우릴 찾아왔다. 불혹의 나이를 3년 앞두고 달리 스스로 자신의 반생애를 놀라운 기억회생술로 생생히 복원해 낸 것은 미술사적으로도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참으로 다행스러운 노릇이었다. 뼛속부터 광적인 스페인 사람의 원형으로 20세기 현대 미술에 없어서는 안될 달리의 흐늘거리는 시계, 날아다니는 계란 프라이, 메뚜기들의 매혹과 공포는 이제 재미라는 양념까지 덧붙여 먹음직스런 풀코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