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질 때, 우리는 그 영화를 어떤 관점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레니 리펜슈탈이라는 여성 감독은 히틀러의 요청으로 파시즘 선전 영화, '의지의 승리', '올림피아' 등을 제작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화가 파시즘에 복속되었을 때 얼마만큼의 선동 수단으로 쓰일 수 있는지를 역사적으로 증명한 케이스로 남았다.
북한영화는 어떠한가. '김일성, 김정일 찬양 일색'이리라는 예상은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어떠한 구체적인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영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고 북한영화 비평서, 이론서 역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북한의 정치적 현실을 알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영화를 이해할 좋은 기회로 다가온다. 이 책은 '북한영화는 천편일률적이다'라는 식의 인상비평에서 벗어나 북한영화가 만들어지는 시스템과 내러티브, 북한영화의 전술과 전략 등을 주제별로 분석한 책이다. 특히 파시즘적 세뇌의 과정을 따라 '북한 체제의 종교성'이라는 실마리를 찾는 부분이 흥미롭다. 북한은 왜 영화를 필요로 하는가. 이 엉뚱해 보이는 질문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